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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르고 싶은 삶을 보여주면 다음 세대는 분명히 바뀝니다˝:THE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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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르고 싶은 삶을 보여주면 다음 세대는 분명히 바뀝니다"

멘토링 하는 교수, 부산대 김재호 교수

이동희 | 기사입력 2022/03/31 [00:26]

"따르고 싶은 삶을 보여주면 다음 세대는 분명히 바뀝니다"

멘토링 하는 교수, 부산대 김재호 교수

이동희 | 입력 : 2022/03/31 [00:26]

 

 

▲ 아프리카에서 온 유학생들을 집에 초대해 일상을 함께 하고 자연스럽게 크리스천의 삶을 전하는 김재호 교수

 

  

다음 세대에 전해져야 할 최우선은 복음이라고 믿으며 교수로서, 선교사로서 복음에 매진하는 이가 있다. 부산대학교 전자공학과 교수이자 캠퍼스부흥미션선교회 공동대표로 사역하고 있는 김재호 교수(65). 김재호 교수는 깐깐하고 엄격하기로 소문나 가가멜 교수라고 불렸다. 그랬던 그는 두 분의 멘토를 만나 꿈도 희망도 없는 학생을 일대일로 멘토링하며 복음을 전하는 따뜻한 교수가 됐다. 첫 번째 만남은 예수님과의 만남이고, 두 번째 만남은 부산대 초대총장 윤인구 박사와의 만남이다. 김재호 교수는 지난 2018부흥의 우물이라는 책을 통해 교육계에서 잊혀진 인물, 부산대학교 설립자이자 초대총장인 윤인구 박사를 소개한 바 있다. 윤인구 총장은 차가운 돌덩어리에 생명체를 조각하는 것이 교육이라고 정의했다. 이것이 김재호 교수가 지금까지 멘토로 학생들을 만나는 이유다.

 

교육자라면 누구나 똑똑하고 잘난 학생을 받아 훌륭하게 키워내고 싶은 꿈이 있다. 그러나 김재호 교수는 반대다. 똑똑한 친구들은 알아서 잘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 교수는 못 하는 친구, 헤매는 친구를 찾는다.

 

학생들과 면담을 하다 보면 제일 밑바닥에 있는 친구들이 있어요. 어떻게 부산대에 입학 하기는 했는데, 생각하는 훈련이 너무 안 되어 있어서 도저히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친구들이죠. 한 학기에 한두 명씩 그런 친구들에게 멘토링을 해 주고 있는데, 방학 두 번을 지내고 나면 애들이 달라져요. 방학 때는 성경을 보라고 숙제를 내줘요. 그러면 아이들이 달라집니다.”

 

김 교수의 기억에 오래도록 남아 있는 학생이 있다. 가정형편이 어렵고 공부도 못해 졸업하면 깡패나 되겠다고 했던 친구다.

 

그 학생이 저랑 몇 번 만나더니 저는 평생 살면서 어른 같은 어른은 교수님이 처음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동안 어떤 환경에서 살았는지 짐작이 되죠. 덩치가 좋은 친구라 폭력조직에 들어가려고 했던 겁니다. 그 친구가 졸업하고 건설회사를 다니는데, 면접을 보러 갔더니 심사위원들이 너무 마음에 들어하면서 자넨 요즘 청년들과 다른 것 같은데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대요. 저와 멘토링한 이야기를 했다더군요. ‘교수님께 감사인사를 하라는 말을 듣고 왔대요. 복음도 아주 잘 받아들인 친구인데, 지금 생각해도 뿌듯하고 기억에 오래 남아요.”

 

김 교수는 학생들의 머릿속에 질문이 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다. 35년 동안 많은 학생들을 만나면서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질문에서 나온다는 것을 터득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중요한 방법 중 하나가 성경을 읽는 것이다.

 

얼마 전에도 한 친구에게 이렇게 말했어요. ‘네 머리가 현재 굉장히 작은 수준에 고정돼 있어서 조금만 벗어나면 처리를 못 해. 처리가 안 되니까 모르겠다고 집어던져 버리고, 그러니까 공부가 안 되는 거야, 맞지?’ 그랬더니 그렇대요. 저는 그런 친구들에게 성경을 읽혀요. 왜냐하면 성경은 창세부터 인류의 멸망까지 다뤄요. 수많은 등장인물이 나오죠.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거대한 사이즈로 생각할 수 있는 책이 성경이거든요. 학기 중에는 공부해야 하니까 방학 중에 시키는데 방학 한 번 지나면 공부할 때 막히는 게 없다고 해요.”

 

 

▲ 코로나 팬데믹으로 식탁교제가 2년째 중단됐다. 다시 이런 시간이 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 김재호 교수 제공    

 

 

 

김재호 교수는 우리나라 학생뿐만 아니라 중국, 아프리카 유학생들을 석·박사로 받는다. 한 명이라도 복음을 더 전하기 위해서다. 10년 동안 중국 유학생 사역을 하다가 최근 5년간은 아프리카 유학생들에게 집중하고 있다. 아프리카 복음화라는 비전을 위해 한 알의 밀알을 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문화적 토양이 다른 아프리카 유학생들을 교육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최근 5년간 열매다운 열매가 맺혀지질 않았어요. 아프리카 친구들과는 소통이 어려워요. 과제를 아무리 설명해도 다른 걸 해오고 다시 설명해도 다른 걸 해오니, 너무 힘들어서 돌려보낼까 수없이 고민합니다. 그래도 하나님이 포기하지 말라고 하시니 붙들고 있어요. 제가 하나님의 장성한 분량까지 가야 하는데, 아프리카 학생들이 저의 상태를 보여주는 시금석이죠.”

 

김 교수는 복음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다음 세대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그가 아프리카 유학생들, 전자공학과 수업을 잘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들을 멘토링하는 이유다.

 

저는 다음 세대들이 분명히 바뀔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런데 전제는 전혀 경험하지 못했던 삶을 사는 모습을 다음 세대가 봐야 합니다. 제가 만약 나는 선생이고 너는 학생이니 너는 나를 따르라고 한다면 절대 아이들을 못 바꿉니다. 다음 세대에게 새로운 삶의 모습을 가르쳐주려고 하면, 그런 삶을 함께 살아가는 모습이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진짜입니다.”

 

오는 8월 정년퇴직을 앞둔 그는 35년 교직을 떠나지만 멘토로서 다음세대와 함께 살아가는 삶은 지속하려고 계획 중이다. 

 

퇴임 후 범죄청소년들의 멘토가 꼭 되어주고 싶어요. 이 청소년들이 출소하고 나면 멘토가 그 친구들을 데리고 제주도 올레길 걸으면서 몇 박 며칠 여행하는 프로그램이 있거든요. 그걸 꼭 해보고 싶어요. 들어보니 이렇게 여행을 다녀오면 아이들이 제일 많이 바뀌게 된다고 하더라고. 그 이유가 뭔지 아세요? 이 친구들이 알고 보던 삶이 아니라 전혀 다른 삶을 며칠 동안이라도 지내면서 봤기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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