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Undefined index: HTTP_ACCEPT_ENCODING in /home/inswave/ins_news-UTF8-PHP7/sub_read.html on line 3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달려라 커피' 뭐에요?:THE NEW
로고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달려라 커피' 뭐에요?

참포도나무교회 안준호 목사=일산 백석동 '커피마을' 바리스타 사장님

조경이 | 기사입력 2022/10/31 [15:03]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달려라 커피' 뭐에요?

참포도나무교회 안준호 목사=일산 백석동 '커피마을' 바리스타 사장님

조경이 | 입력 : 2022/10/31 [15:03]

 

▲ 일산 백석동 '커피마을' 앞에 세워져 있는 '달려라 커피' 커피트럭  ©THE NEW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달려라 커피의 이름을 새긴 커피트럭이 울산의 한 음악학원 앞에서 핑크 풍선들에 휩싸여 학생들에게 음료를 제공하다가 또 다음날이 되면 전라북도 익산으로 가 있다. 충청남도 서산에 있었는데 다음날이 되면 울산으로. 또 어느 날은 부산에서. 전국 방방곡곡 이제 출몰하지 않은 곳이 없다. 각종 행사에 빠질 수 없는 다양하고 맛있는 음료를 제공하는 커피트럭 달려라 커피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달려라 커피커피트럭 대장 안준호 대표를 만났다.

 

 

 

▲ '달려라 커피' 안준호 대표  ©안준호 SNS

 

  

  

-  일산 백석동에 카페 커피마을을 운영하고 있는데 커피트럭 달려라 커피도 기획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달려라 커피가 지금은 고객님들이 불러주시고 문의도 많이 해주셔서 많은 행사에 함께 하게 됐지만 사실 달려라 커피는 슬픔 가운데 시작됐었어요. 2014년 세월호참사가 있던 때에 저도 마음이 많이 아팠고 모든 이들이 구조될 수 있도록 기도도 많이 했습니다. 그러다 팽목항으로 직접 내려가서 애도를 표하고 돌아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카페에 돌아왔는데 세월호 생존자 아이들에게 멘토링 수업을 진행하려고 하는데 바리스타 멘토링이 가능한지 문의가 왔고 그렇게 커피 장비를 싣고 아이들을 가르쳐주기 위해서 시작됐던 게 커피트럭이었어요.”

  

안준호 대표는 당시 카페 문을 다 닫고 커피를 만들고 제공할 수 있도록 작은 트럭을 사서 내부를 직접 다 바꾸었다. 그리고 안산으로 가서 아이들을 직접 만나 커피를 가르치고 다시 일산으로. 3년 동안 한주에 2,3일을 오가며 봉사활동을 했다. 그것이 달려라 커피의 시작이었다.

 

 

 

▲ '달려라 커피' 커피트럭    ©안준호 SNS

▲ '달려라 커피'에서 제공하는 음료들   ©안준호 SNS

 

 

 

 

-  세월호 생존자 아이들을 위한 커피 교육에서 시작돼 커피트럭으로, 이제 전국을 다니게 되면서 혼자 다 감당하기에는 체력적 부담이 클 것 같아요.

 

교회 청년들과 같이 일을 하고 있어요. 요즘 청년들이 일자리가 없다고 하는데 커피를 통해 서로 소통하고 교제하고 그러면서 경제적으로도 자립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더라고요. 즐겁게 기쁨 가운데 일하면서 청년들의 일자리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커피트럭을 통해 세상과 더 따뜻한 소통을 해나가고 싶어요.

 

커피트럭을 새워놓고 문을 열고 음악을 틀면 사람들이 빌딩에 있다가 사무실에 있다가 다 나와요. 서로 커피 마시면서 인사도 나누고요. 그 앞에서 사람들이 서로 안부를 묻고 마음이 풀어지고 즐거운 공간으로 바뀌죠. 그런 부분에서 달려라 커피가 참 귀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달려라 커피를 통해 정말 많은 곳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을 것 같아요. 가장 인상적이었던 손님도 있었을까요.

 

“‘달려라 커피를 하면서 복음서를 다시 보게 됐어요. 복음서를 보니까 예수님이 길거리에서 사람들을 만나서 대화를 하셨더라고요. 사람들이 와서 예수님에게 물어보고 대화를 하셨죠. 커피트럭을 길거리에서 세워놓고 있다 보면 사람들이 먼저 말을 걸어오세요.

 

언젠가 한 번 천안에 행사가 있어서 차를 세워놓고 커피를 타고 있었는데 어떤 아주머니가 커피를 주문하고 나서 저한테 우리 애가 말을 안 들어요그러는 거예요. ‘어, 갑자기 아들 이야기를 하시네그랬는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시는데 들어드리고 답해드렸어요. 아이가 너무 산만하고 학교에서 문제도 많이 일으키고 있다고. 그래서 제가 한 교육학자의 말을 전해드렸어요. ‘사랑을 받는 아이들은 학교에 가면 공부하러 가는데, 사랑받지 못한 아이들은 학교에 사랑받으러 온다. 산만한 것은 사랑이 부족한 것이니 더 사랑해줘라. 그것밖에 답이 없다고 했어요.

 

이야기를 더 듣다 보니 남편은 평상시에는 돈 벌러 먼 곳에 떨어져서 생활하더라고요. 평상시 엄마한테 받는 사랑만으로 부족한 것이었죠. 부족한 사랑을 채워줄 기관을 찾아가라고 했고 그분이 집 근처에 교회가 있다고 해서 그럼 교회에 다니시라고 한 적이 있었어요.

 

이런 일이 왕왕 일어납니다. 저와의 대화를 통해 그분의 인생에, 그 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다면 의미 있는 일이 아닌가 생각해요.”

 

 

 

 

▲ '달려라 커피' 커피트럭 내부    ©THE NEW

 

 

-  ‘달려라 커피를 운영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일까요.

 

저희 커피트럭 같은 경우는 커피마을에서 하는 케이터링 비즈니스의 하나로 초대를 받은 장소에 가서 하는 것입니다. 길거리에 그냥 세워놓고 하는 것은 불법이에요. 그럼에도 어쩔 수 없이 주차장 등 공공장소에 차를 세워야 할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 저희는 요청을 받고 갔음에도 자리 때문에 시비가 있는 경우도 있어요. 그럼 저는 그냥 그 자리를 빠져나오는 편입니다.

 

그런 와중에도 가슴 따뜻한 일들은 또 이어집니다.

 

부산의 굉장히 오래된 아파트에 다녀왔어요. 하도 오래되어서 담장이 없는 곳. 소시민들이 많이 사는 곳이었는데 그 앞 한 귀퉁이에 커피트럭을 세워놓았죠. 거기 계신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굉장히 환영을 해주셨어요. 멋있다고. 거기서 커피트럭을 할 때는 그 동네의 행복한 축제의 날이 되는 분위기였어요. 할머니가 달달한 거그러시면 카라멜 마끼야또라는 말도 알려드리고. 좋아하시더라고요. 사랑은 곁을 내어주는 것 같아요. 누군가 내 앞에 있을 때 당신 왜 왔어 가그런 게 아니라 환대를 해주시니까 저는 또 너무 감사하고요. 환대를 많이 받고 온 날은 회개와 반성을 더 많이 하게 되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나를 환대하듯이 나도 다른 누군가를 환대했었나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게 돼요.”

 

그래도 또 돌아오는 길은 운전. 사실 무척 고됩니다.

체력적으로 아주 힘들어요. 청년들이 미리 세팅을 다 해주면 제가 싣고 떠나는데 먼 길을 다니다 보면 졸음이 몰려오기도 하고 뺨을 치면서 트럭을 몰고 올라오죠. 그때는 찬송을 부릅니다.

 

주님 나와 동행을 하면서...나를 친구 삼으셨네...’

 

찬양을 부르다 보면 , 내가 돈 벌러 가는 게 아니라 주님과 함께 동행하는구나라고 다시 깨닫고 졸음과의 사투에서 깨어납니다. 젊었을 때 수도사가 되고 싶었거든요. ‘달려라 커피를 하면서 달려라 수도사가 아닌가 그렇게 되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어요.“

 

 

 

▲ 일산 백석동에 위치한 '커피마을' 외부   ©THE NEW

 

  

 

-  ‘참포도나무교회담임목사이기도 합니다. 요즘에 카페 처치, 카페 목회에 관심이 많은 다음세대 목회자들이 많은데요.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으실까요.

 

카페를 한다고 하면 저는 무엇보다 커피를 좋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커피없이는 못 살아그 정도로 좋아야 카페교회를 시작할 수 있다고 봐요. 어떻게 보면 커피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은데 카페교회를 하는 분들이 있는 듯해서 그 부분이 안타까워요. 바리스타라면 정말 맛있게 커피를 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럼 이 집 커피가 정말 맛있다는 사람을 만나게 되죠. 커피에 대한 열정이 바탕이 되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예수님을 섬기듯 카페를 섬기는 사람이 해야 할 게 카페교회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다들 관두게 되는 듯 해요.

 

두 번째는 카페교회도 교회입니다. 저는 사실 카페보다 교회에 관심이 더 많은데요. 교회를 하기도 어렵고 카페를 하기도 어렵습니다. 카페를 하는 것뿐만 아니라 교회가 되어야 한다면 정말 고민을 많이 해야 합니다. 교회는 예수그리스도를 만나는 친교공동체. 예배를 통해 친교로 들어가고 그 안에서 예찬이 이뤄지고 영적 교제가 이뤄지고, 그걸 통해서 그리스도의 군사로 다시 훈련되는 교육의 장소가 되어야 합니다. 카페교회를 통해 어떻게 예배를 드리고 카페교회를 통해 어떻게 기도를 하고 어떻게 선교를 해야 하는지 그런 생각들로 전개되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카페교회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계속 끌고 나가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 커피트럭 '달려라 커피' 안준호 목사   ©THE NEW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