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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역할은 없어, 누군가 반드시 너를 보고 있어"

배우 박현정 "연극 '여보 나도 할 말 있어' 나에게 생명과도 같은 작품"

조경이 | 기사입력 2023/11/22 [13:38]

"작은 역할은 없어, 누군가 반드시 너를 보고 있어"

배우 박현정 "연극 '여보 나도 할 말 있어' 나에게 생명과도 같은 작품"

조경이 | 입력 : 2023/11/22 [13:38]

 

 

  

 

1995KBS 슈퍼탤런트선발대회에서 35001의 경쟁률을 뚫고 차태현 송윤아 등의 배우와 화려하게 연예계에 데뷔한 배우 박현정. 밀려드는 작품과 스타덤에도 불구하고 3년만인 1998년 결혼했지만 2011년 이혼, 어두운 터널 속에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7년여의 시간 동안 깊고 어두운 터널을 헤치고 나오며 다시금 밝고 건강한 모습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쳐내고 있는 배우 박현정을 만났다.

 

지난 7일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한 스튜디오에서 만난 박현정은 이혼하고 나서 나는 내 인생이 끝났다고 생각했다어릴 때부터 평범한 가정, 노부부로 한 평생 함께 늙어가며 아이들 키우는 것을 제 인생의 목표로 삼았었다. 그래서 그런지 이혼은 저에게 너무 큰 충격이었고 이혼 소식이 세상에 알려지고 가십성 기사가 계속 나올 때 저는 집 밖을 전혀 나올 수 없을 정도로 금방이라도 바스러질 것 같이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우울증과 공황장애 등의 증세까지 있었지만 그가 정신을 차릴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귀한 두 딸아이 때문이었다. 아직 어린 두 딸을 홀로 키워야 했기 때문에 그는 빨리 정신을 차려야했다. 그런 절박한 상황 속에 도움을 준 귀한 지인들이 있었다.

 

그는 “‘자기야백년손님에 함께 출연했던 김송 집사님이 연락을 주셨다프로그램을 같이 해도 인사만 나누는 정도였는데 언니가 한번만 만나자고 연락을 주셨다. 제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커피숍으로 와서 언니가 어떻게 하나님을 만났는지 간증을 해주셨다. 그리고 같이 교회에 나가자고 예배드리자고 저를 세상 밖으로 이끌어내주셨다고 말했다.

 

 

 

  

 

 

  

그렇게 박현정은 자기야-백년손님메인작가와 방송인 김송의 도움으로 우리들교회를 처음으로 나가게 됐다. 그는 문 밖을 나서는 게 너무 힘든 시기였다그때 언니가 말씀 보내주시고, 찬양 보내주시고 밥만 잘 먹고 잠만 잘 자라고 늘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셨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예배당에 처음 발을 내딛자마자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쏟아져나왔다고 고백했다. 그는 저는 어릴 때부터 성실하게 최선을 다해 살았는데, 결혼생활도 최선을 다했는데 왜 결혼이 실패로 끝났는지, 나는 왜 이렇게 힘든지, 답을 찾지 못했는데 하나님이 위로의 손길을 내밀어주시는 느낌이었다. 이해되지 않던 상황들, 마음이 지옥이 따로 없었는데 하나님이 제 마음을 풀어주시고 위로해주셨다. 말로 다 할 수 없는 큰 위로가 있었다고 고백했다.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두 딸을 키우며 교회 생활을 열심히 했다. 교회공동체 지체들이 시간을 내서 따뜻한 밥과 차로 섬기며, 마음으로 위로하고 기도로 중보했다. 그는 왜 이렇게 저한테 잘 해주세요라고 묻자 나도 하나님한테, 교회 지체들에게 거저 받았다. 현정씨도 거저 받으라는 답이 돌아왔다고. 당시 등록하고 다녔던 우리들 교회공동체에 대한 감사의 마음도 거듭 표했다.

 

 

 

 

 

 

교회를 다니며 하나님의 위로, 공동체의 위로를 받으며 마음을 회복해가는 가운데 이혼 후 5년 만에 연극 제안이 들어왔다. 바로 여보 나도 할 말 있어였다그는 커피숍에서 일할 때였는데 이 연극 제안이 왔었다제가 정말 힘들 때였는데 무대에서 많이 울고 웃었다. 인생 선배님들이 계셔서 배우로서도 인간적으로도 많이 배우는 시기였다. 저에게는 정말 가뭄의 단비 같은 작품이었다. 드라마 연기만 했었고 연극은 처음이었는데 무대 위에서 처음부터 다시 배우는 시간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함께 출연했던 코미디언 겸 배우 이홍렬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그는 어느 날 선배님이 부르시더니, ‘현정아, 여기서 연극 하는 것 아무도 모른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네가 묵묵히 너의 연기, 너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면 하나님이 너를 들어 쓰셔, 하나님은 다 아셔라고 이야기를 해주셨다. 눈물이 쏟아졌다. ‘작은 역할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너를 보고, 누군가는 반드시 너를 쓸 거야. 그러니까 포기하지 말고. 너 정말 잘 하고 있어라고 해주셨는데 그 말이 너무 큰 힘이 됐고 따뜻한 위로가 됐다고 전했다.

 

그렇게 연극을 하는 가운데 129부작인 KBS2 TV소설 꽃피아라 달순아(2017.08.~ 2018.02)에 메인 주인공으로 캐스팅됐고 오랜만에 방송 복귀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후로도 나인룸’ ‘기막힌 유산’ ‘여신강림’ ‘혼례대첩등 다수의 작품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2024년 공개될 예정인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춘화연애담에 초월 역에도 캐스팅됐다. 에세이 엄마, 배우, 현정도 출간해 작가로서의 남다른 재능을 발휘하기도 했다.

 

 

 

 

 

그는 과거에는 나의 성공, 커리어 등에 욕심을 내기도 했지만 이제 모든 것이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알맞은 때에 주신다는 것을 알게 됐다모든 과정을 거치면서 깨달은 것은 내가 정말 배우의 일을, 현장을 너무 사랑한다는 것이다. 이제 두 아이도 많이 컸고 저는 주어진 작품에 최선을 다하면서 열심히 제가 사랑하는 일을 하고 싶다. 그리고 현장에서 저처럼 아픔을 겪고 있을지 모를 동료들, 스태프들을 만나면 제가 받은 사랑과 은혜를 저도 갚으며 살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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